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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2. 18. 22:55 - Cloud Candy

신촌블루스 엄인호님 인터뷰 2011년 5월27일

2011년 5월27일 일산 어울림극장에서 공연을 하시는 엄인호 선생님을 찾아뵈었습니다.

2시간이 넘는 리허설에도 지치지 않는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평소 엄인호 선생님과 형 동생 하는 분과 제가 친분이 있는 관계로 편안하게 인터뷰에 응해주셨고, 선생님의 분위기나 생각을 그대로 전달하기 위해서 불필요한 편집을 하지 않았습니다.

 

*선생님 약주 좋아하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 건강은 어떠신지요?

-건강 신경 안 쓰고 살고 있어요. 특히 병원 가는걸 내가 엄청 싫어하니깐…

그런데 나이 때문에 그런지 술하고 담배를 많이 해서 그런지 이가 좀 안 좋아져서 걱정인데..

 

*원래 건강한 체질이신가 봐요?

-내가 생각할 때 내가 좀 악바리인거 같애. 건강에 대해서 만큼은..

그리고 요즘 한달에 한두번 정도는 산에 가요. 등산은 누구나가 다하는거라 운동이라기 보다는…평소에 많이 걸어다니고..

평소 건강관리법은 많이 걷는거..그리고 취미생활..예를 들면 CD를 사러 다닌다거나 악기보러 다닌다던가..그러니깐 많이 걸어 다닐수 밖에 없죠.

*따로 걷기 위해서 시간을 내시나요?

-그런건 아니고 평소에 집에서 나오면 많이 걸어 다녀요. 하루에 내생각에 적어도 두시간 정도는 걷지 않을까.

 

*1989년도에 신촌에서 비가오던 여름날이었는데요. 제가 당시 신촌블루스의 음악에 상당히 심취해 있었고 비가 오니깐 엄인호 선생님이 생각나서 신촌을 헤메고 다니면 선생님을 만날수 있을꺼 같은 생각에 비 맞으면서 헤매고 다닌 기억이 있는데요. 1989년 그 당시에 어떤 활동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가장 바쁠 때…지방공연을 많이 했고. 그당시에 김현식이가 90년도에 갑자기는 아니지만 세상을 뜨는 바람에… 내 생각에는 89년도가 김현식이랑 가장 불붙어서 공연을 가장 많이 하러 다니던때고..아마 기자님이 나를 찾으러 다니던 때는 아마  술집에 있지 않았을까?(웃음)

 

*당시에 라이브 앨범작업도 하셨는데 선생님은 라이브 음반을 수정을 않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지요?

-수정하는 것은 라이브가 아니니깐…

*요즘이나 그당시나 공연녹음을 하고 스튜디오로 와서 다시 수정하는 것이 일반적인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나는 좀 안그랬어요. 괜히 뭔가좀 그건 잘못된 거라는 고지식한 생각인지는 모르지만 그당시엔 라이브가 녹음자체가 열악했으니깐.. 아니, 싸운드 자체가 그런데 기타가 좀 틀리면 어때.

난 그런주의였거든. 가사도 중간 중간에 많이 틀렸으니깐.. 그럼 앨범에 보면 제가 쭉 그런 스토리를 쓰죠. ‘아 또 가사 틀렸네’’기타가 삐끗됐네’ 이런 내용들이 나오죠. 근데 그런것도 그 나름대로의 내 추억인데..그래서 별로 고치고 싶던 생각은 없더라구요.

*당시 현장에 있었던 그 상황 그대로를 팬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그런맘도 있으셨나봐요.

-관객들도 그런게 추억이거든. 가령 김현식이가 노래하다가 끽소리난것도 그게 매력이고 추억인데 그걸 굳이 고칠 필요가 있을까 그런 생각이죠.

고친다는게 스스로 용납되지가 않아서 였던거죠.

 

*블루스를 좋아하고 일렉기타의 기본은 블루스다 해서 기타치는 후배들이 연습을 하려고 하는데 블루스를 연주할 때 연습방법이나 감성을 표현한다고 할까요? 그런 방법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블루스라는건 책으로 해결되는게 아니거든. 많은 외국 아티스트들, 블루스맨들의 연주를 들으면서 이것저것 카피하다보면 시간이 없으니깐 많이 들을수록 좋다. 많이 듣고 중요한 리프를 연주하다보면 어느사이에 자신도 모르게 평소에 자기가 많이 쓰는 리프가 생기거든. 블루스의 가장 중요한 것은 모든 음악이 다 마찬가지지만 자기만의 색깔을 빨리 찾아야 하하는 것 아니냐. 평생 남의 주법만 연구하고 연주하다보면 결국은 자기색깔이 없는거거든. 그래서 가장 중요한게 뭐냐하면 작곡이 필요하다. 자기만의 블루스적인 또는 락이던 작곡을 할줄 알아야 자기색깔을 빨리 찾을수 있는거지. 작곡을 못하고 남의 곡만 하다보면..물론 편곡도 굉장히 중요하지만 확실하게 자기 색깔을 갖기 위해서는 작곡이 필요합니다.

 

*작곡하실때는 어떤 방법으로 하시는지요?

-그건 대체적으로 다 비슷할꺼에요. 나는 내 주변의 생각을 작곡하는거지. 내가 지나온 과거나 현재, 아니면 미래던.. 마치 영화 파노라마처럼 머릿속에서 그리는 거죠. 내가 만약 영화를 찍는다면 영화감독처럼 자기가 생각하고 있는게 있을꺼 아니에요? 작곡도 마찬가지거든. 없는걸 창작하는거니깐 없는걸 그야말로 만드는건데.. 내가 보고 내가 겪었던 그런얘기 같은거를 함축해서 노래로 만드는거지.

 

*음악하는 사람들이 궁금한게 곡을 쓰실 때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통기타 하나들고 쓰시는분도 있겠고 오선지만 사용하시는분 또는 피아노 앞에서 하시는분도 있는데 선생님께서는 어떤 방법으로 하시는지요?

-주로 통기타 하나 가지고 하죠. 왜냐하면 내가 기타리스트고 만약 상당한 고차원적인 실력을 가지고 있으면 바로 오선지에 그릴수도 있겠죠.

 

*음악을 이제 시작하는분들은 가사의 중요성을 잘 모르는데 아까 MBC와의 인터뷰에서 언뜻 들으니 가사의 중요성을 말씀하시던데요.

-요즘 아이돌들의 가사를 들어보면 주변의 사소한 얘기가 노래가 될수도 있다는 것이 신기했구요. 나이가 먹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내정서랑은 안맞는거 같아요. 물론 자기세대들에게는 맞겠지만 그래서 결국 그런곡들이 오래가지 못하고 마치 인스턴트 식품처럼 들려지고 버려지고 하는거지만.. 그래도 이영훈이 같은 친구들이 쓴곡들을 보면 굉장히 오랫동안 남자나요? 그게 결국은 명곡이야. 그런거 하기 위해서는 그래도 어느정도의 문학적 소양도 좀 갖추고 있어야 하는게 아닌가.. 꼭 무슨 책을 많이 읽고 그런거 보다는 평소에 습작을 많이 했었어야 하는거죠. 책을 많이 읽는다고 해서 좋은 시인이 되는거고 좋은책을 쓰는게 아니거든.그림을 어렷을 때부터 미술학원을 다녔다고 해서 유명한 화가가 되는게 아닌것처럼..

어떤 자기의 상상력을 발휘해서 많은 습작은 필요하다는 거죠. 습작! 사람들에게 많이 들려주고 실패도 거듭하고 그러다 보면 아~하고 알게 되는거죠.. 그래도 중요한 것은 어느정도 문학적인 소양은 갖춰야 하지 않을까.

학교 다닐 때 공부는 안 했더라도 만화책이라도 좀 제대로 봐라. 사람의 감각을 살릴수 있는 방법이 뭐가 됐는 영화가 됐는 만화가 됐는 소설이 됐는 삼류소설이던 상관이 없다 이거지. 어떤 그런거에서 그런 감각을 어느정도 키워야 되는거거든요. 젊었을때… 그렇지 않았을 때 나오는 것은 결국 “잡기”밖에 안되는 거죠.

 

*선생님께서 작곡하신 “아쉬움”이나 ”골목길”을 들어보면 당시 연애의 감정이 녹아있는게 느껴지는데요.

그때 작곡하실 당시의 얘기를 듣고 싶습니다.

-73년에 부산에 내려가서 83년도에 올라왔는데, 그사이에 DJ할당시에 가장 좋아하는 여자를 위해 만든곡이에요. 그 얘기는 상상에 맏기겠고.. 결국은 안됐으니깐 그런 가사가 나온거였고 잘됐으면 어떻게 됐을지 모르죠. 그런 가사가, 또 그런곡이 나올수 없었겠죠. 주로 내곡을 보면 체험적인게 많아. 글을 위한 글을 쓰는게 아니라 체험에서 나온 것을 썻기 때문에 내 가사를 들은 사람들의 말을 인용하자면 마치 영화, 드라마를 보는거 같은 것을 느낀다고 하네요.

 

*보통 기타리스트들이 장비 욕심이 많은데 기타라는 악기에 대한 선생님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물론 남의 세션을 한다거나 또는 자기의 필요에 의해서 이팩터가 필요하긴 하거든. 내가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안쓰는거지..나는 단순하게 부스트하고 오버드라이브 정도..그외 이팩터를 쓰는것에 대해 뭐라고 할말이 없는게 자기음악을 하기 위해서 이팩터라는게 필요하지만 요즘 기타치는 친구들을 보면 기타를 살때부터 이미 이팩터를 걸어가지고 테스팅을 하더라구요. 물론 어떤기타는 이팩터가 잘먹는것도 있고 아닐수도 있겠지만 모든걸다 디스토션 걸어가지고 기타를 고를 때 그때 좀 한심하다는 생각이 드는거지. 사실 그런건 아무기타나 써도 상관 없거든.. 굳이 비싼기타 살필요도 없고. 근데 기타 테스트 하는거 보면 생톤은 하나도 듣지 않고 오직 디스토션부터 걸어놓구선…그런거 봤을땐 한심하다는 생각이 드는게.. 기타라는게 결국엔 뭐냐면 손맛하고 그기타가 갖고 있는 특유의 팬더면 팬더 깁슨이면 깁슨 특유의 톤이 있거든. 그걸 느끼지 못하면서..

그거는 선생님들이 충고좀 해줘야돼. 이팩터 쓰는 것은 어차피 이왕 나왔고 필요하기 때문에 나온거거든.. 그래서 써야되지만 이팩터를 너무 남발을 하는거지. 나는 너무 많아서 못쓸꺼 같애. 어지러워서(웃음) 어느게 어느건지 순간적으로..

이팩트는 꼭 필요하지만.. 녹음실에서도 다 이팩터 거는거니깐.. 그렇지만 라이브에서 녹음실 싸운드를 내기 위해서는 이팩터가 필요하다. 그렇지만 너무 남발을 하는거에요.

곡마다 다.. 대체적으로 가만히 보면 생톤을 치는 것을 거의 못봤으니깐..

진짜 기타톤을 알고서 치는건지 아닌지 그게 좀 의심스러운거다 이거지.

 

*여러 기타를 사용해 오셨는데 애착이 있는 기타가 있으신지요?

-나는 여태까지 기타를 쭉 써오면서..옛날엔 돈이 없을때는 별거도 다 써보고 그랬지만

역시 그래도 기타는 팬더하고 깁슨이 제일 그래도 가장 인간적인 소리를 내는거 같고.

기타의 노이즈가 좀 있으면 어떻냐는거지. 물론 남의 반주나 녹음실에 가서 노이즈가 날 경우에는 쫌 문제가 있을때가 있지만 내가 하는 음악은 그런것도 상관이 없거든.

노이즈는 주로 어디서 많이 발생하느냐하면 이팩터를 밟았을 때 나는거거든. 내가 남의 반주를 별로 할일도 없고. 그리고 기타의 모양자체가 좀 이상하게 생겼으면 나 자신도 불안해.

헤드가 뽀죽하다던가 바디가 한쪽이 삐죽하고 이상하게 생기면.. 깁슨에서도 플라잉브이같은건 못치거든.. 바디 자체가 이상하게 생겨가지고 안정감이 없는거죠. 내가 들고 있는기타가 나를 좀 편안하게 해줘야지.. 이상하게 삐죽삐죽하게 튀어 나오고 그러면…그리고 헤드가 없다던가..헤드리스..그러면 막 불안한거야. 그러니깐 굉장히 머라할까 성격자체가 꼭 표현한다면 가장 일반적인사람이지.. 보수적이고.. 그러니깐 있어야 될자리에 있어야 되는거니깐. 없으면 이상하고..

 

*그말씀이 상당히 공감 되는데요. 저두 좀 보수적인데 팬더나 깁슨이 가장 맘에 듭니다. 오렌지 앰프 엔도저로 활동중이신데요.사용기간은 어느 정도 되셨고 오렌지 앰프가 선생님의 음악을 잘 표현해주는 궁금합니다.

-사용기간은 얼마되지 않았지만.. 가장 그동안 추구했던 앰프는 뭐냐하면 왜곡되지 않은 진짜 소리.. 물론 오렌지 앰프에는 Dirty채널이라는게 있지만 왜곡됐다기 보다는 블루지한 톤을 내기위해서 일부러 찌그러트리는거거든.. 그건 옛날 마샬 블루스 브레이커를 쓸때도 볼륨이 어느정도 5이상 올라가면 자연스럽게 찌그러지듯이.. 진공관 앰프를 내가 선호하는 이유가 그런걸 원하는 거에요. 가장 원초적인 소리라고 그럴까? 진공관 앰프의.. 내가 지금도 LP를 듣듯이..그냥 특별한 이팩터를 쓰지 않기 때문에.. 내가 필요한거는 뭐냐하면 앰프자체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부스터소리.. 약간 찌그러진 소리.. 오렌지 앰프에서는 더티채널이라고 하지만 약간의 찌그러짐 드라이브먹인소리.. 진공관 특유의.. 그소리를 내가 원했기 때문에..

이전에는 내가 뭐를 썼었냐하면 마샬 블루스 브레이커스.. 그거 아니면 팬더 베이스맨이라던가 디럭스 리버브 같은거.. 출력이 많이 나오는거 말고.. 나는 트윈리버브를 안좋아해요. 너무 쏘니깐.. 출력이 40와트에서 50와트 미만 쪽에서 어느정도 볼륨을 올려놓고 약간 찌그러트려서 쓰는거.. 오버게인 되가지고.. 그런 소리를 좋아했기 때문에 오렌지 앰프가 그래서 맘에 드는 거에요. 다른 앰프에 비해서 요즘 나오는 앰프에 비해서 가장 그래도 원초적인 옛날의 그 진공관 앰프 소리를 지금도 갖고 있는게 오렌지 앰프니깐.

내 연주법도 그렇지만.. 나는 속주도 아니고 그렇지만 가장 내가 원하는건 굉장히 강렬한 어떤 그 톤이거든. 근데 그게 이팩터를 써서 나오는게 아니라 이팩터를 사용하지 않고 앰프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표효하는 소리라고 그럴까? 울부짓는 소리가 나와줘야지. 그런건 트윈리버브나 그런데서는 안나오거든.. 역시 출력이 좀 작으면서도 충분히 부스팅된 그런 소리가 나와줘야.. 그리고 앰프가 이쁘잖아. 오렌지가 색깔이 눈에 확들어오니깐.. 앰프가 물론 뒤에 있어서 어떤 일부 사람들은 안좋아할수도 있을꺼에요. 앰프가 너무 눈에 튀니깐. 근데 오렌지 앰프 자체가 조명 받으면 굉장히 이쁘거든. 자꾸 친근감 가고.

일단 오렌지 앰프가 파워면에서 굉장히 월등하거든. 마샬도 그렇지만 요즘 마샬은 내가 안좋아해. JCM2000이라던가 뭐 이상한 이름들 많이 나왔는데.. 그거는 일단 컨트롤 하는게 너무 복잡해. 그냥 다 필요없다. 그냥 베이스, 트러블, 미들 있고 앰프를 찌그러트릴수 있는 게인 하나 더 달려 있으면 그이상 난 필요없거든. 그래서 내가 선택한 앰프는 오렌지다. 최근에 써본 앰프중에서 파워도 있고 가장 내추럴한 소리가 나오니깐.

 

*많은 후배들에게 영향을 주셨는데요. 선생님께 제일 큰 영향을 준 아티스트를 꼽으라면..

-당연히 신중현씨인데.. 곡을 쓸수 있게끔 만들었고 기타치면서도 노래하기엔 좀 적합하지 않은 것 같은 목소리를 가지고 노래할수 있다는거 그리고 자신만의 특유한 주법같은거랑 이런거는.. 아~ 신중현 선생님은 아주 독특했거든.. 남의 흉내를 내기 보다는.. 물론 그당시는 지미헨드릭스 뭐 이런 시대니깐.. 근데 내가 볼때는 굉장히 독특했어 그주법이.. 한국사람들에게서 느끼지 못했던 특유한 어떤 자기만의 주법이 있고 작곡 스타일도 있고 그러기 때문에 영향을 많이 받았지만.. 뭐 눈으로만 봤지.

*그렇다고 음악적으로 직접적인 영향을 받으신건 아닌거 같은데요.

-그런건 아니고 전체적으로 뭉뚱그려서 봤을땐 굉장히 영향을 많이 받게되서 내가 음악을 시작하게된 계기를 만들어 주신분이라는 것은 인정하고.. 그외에는 내가 스스로 이것저것 만지면서(웃음) 지금도 많이 틀리고 있지만..

*오늘 공연하시는 수퍼세션 외에 신촌블루스의 활동 계획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안그래도 주위에서 다시 활동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다시 맴버를 모아보려고 마음을 먹고 있어요.

*오늘 리허설 끝나시자 마자 방송국과 신문사에서 장시간 인터뷰 하시고 이렇게 식사 자리에서 까지 시간내 주셔서 감사합니다.공연시간이 임박해서 시간이 너무 짧은거 같아 많이 아쉬운데요. 오래 오래 좋은 음악 들려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